천국에는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 바둑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제가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대학생들과 성경공부를 나누던 때의 일입니다. 당시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던 질문은 “남자친구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데 계속 사귀어도 되나요?”였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기억에 남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하루는 한 여학생이 엉엉 울면서 물었습니다. 천국에는 영혼만 간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먼저 떠난 자기 반려견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는 것이었습니다.
몸이 다시 산다는 것
중고등학생들에게 천국을 상상해 보라고 하면, 보통 온통 하얀 세상에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어떠한 사람은 영만 가는 곳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성경은 우리가 죽으면 몸은 땅에 묻혀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죽지 않고 하나님께로 돌아간다1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성경은 마지막 날에 우리의 몸도 다시 살아난다2고 약속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몸이 다시 살아난 천국에서는 밥도 먹을 것 같습니다. 이사야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포도나무를 심고 열매를 먹을 것3이라고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구운 물고기를 드셨습니다.4 밥 먹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천국은 기대할 만합니다.
그런데 이사야서를 보면 사람만 음식을 먹는 게 아닙니다.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 처럼 짚을 먹을 것5이라고 묘사 되어 있습니다. 식물도 있고 나무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 안의 동물과 식물과 사람을 보시며 심히 좋았다6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 사람과 함께 피조물도 같이 저주를 받습니다7. 그리고 죄로 벌거벗겨진 아담과 하와를 가리기 위해 죄 없는 동물이 대신 죽었는데, 이는 훗날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실 예수님을 미리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피조물도 사람의 죄로 인해 함께 고통을 겪고 있으며8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9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즉 사람만이 아니라 온 세상(코스모스)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주십니다10. 예수님께서는 믿는 자뿐만 아니라 세상을 구원해 주셨습니다.
베드로는 이 피조물과 사람이 마지막 때로 가는 여정을 노아의 방주로 비교합니다.11 그런데 이 물의 심판에서 구원받은 방주 안에는 사람이랑 동물이 같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함께 저주 받은 동물들은 사람과 함께 구원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대면하는 그 영광의 순간에는,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12이라고 합니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부활 이전의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내 본질의 무언가가 남아있다는 뜻이겠지요. 다만 하나님을 만난 내가 너무 기뻐서 예전의 기억이 더 이상 고통이 아닌 감사와 기쁨이 된다는 뜻 같습니다.
이와 같이 동물들도 어느 정도 예전의 본질을 간직하고 천국에서 함께할 것 같습니다. 그냥 사라질 운명이라면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고대13하고 있지 않겠지요.
헤르만 바빙크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지금 있는 세상의 요소들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었다가 다시 열매를 맺는 것과 같다고 비유를 합니다. 다시 말해 새 창조는 옛 창조의 완전한 폐기가 아니라, 겉모습은 완전히 달라져도, 본래의 것은 그대로 이어지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정리합니다14.
그렇다면 우리 바둑이는요?
제가 웨스트민스터 신학대에서 요한계시록 21장을 해석하며 동물의 부활을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 글을 읽으시고, “나는 천국에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도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요한계시록에는 땅의 왕들이 자기 영광을 가지고 그리로 들어간다는 표현15이 있습니다. 그 영광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 다루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기 이전,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명16하십니다.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고 함께 한다면, 저와 그 교수님의 생각으로는 그게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고, 우리가 천국에 가져가는 영광의 일부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성경 읽기를 좋아하고 공학도라 좀 길게 분석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하늘의 새도 먹이신다고 말씀17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시니,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들에 대한 걱정은 하나님께 맡겨 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WCF 32.1.↩︎
WCF 32.2.↩︎
사 65:21.↩︎
눅 24:41-43.↩︎
사 65:25.↩︎
창 1:31.↩︎
창 3:17.↩︎
롬 8:22.↩︎
롬 8:19.↩︎
요 3:16.↩︎
벧후 3:5-7.↩︎
사 65:17.↩︎
롬 8:19.↩︎
Herman Bavinck, Reformed Dogmatics, vol. 4, Holy Spirit, Church, and the New Creation, ed. John Bolt, trans. John Vriend (Grand Rapids, MI: Baker Academic, 2008), 720.↩︎
계 21:24.↩︎
창 1:28.↩︎
마 6:26.↩︎